애니메이션을 보면 눈이 가장 많이 가는 건 인물 그리고 대화이다.
그러나 그것을 더 풍성하게 보기 좋게 만들어주는 건 바로 배경이다. 하지만 이야기에 집중해서 넘겨 보다 보면 배경에 대해 많이 기억하지 못하고 관심 있게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실 그 배경에 숨겨있는 이야기가 더 많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을 담당하는 일본에서는 아주 전설적인 애니메이터가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인 '코바야시 시치로' 미술 감독이었다.
대표작으로는 노다메 칸타빌레, 다!다!다!, 소녀혁명 우테나, 천사소녀 네티, 내일의 죠,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보물섬, 감바의 모험 등이 있다. 종이에 그린 거칠고 힘찬 그림이 주특기라고 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배경을 담당했던 배경 애니메이터로, 현재는 업계를 떠났지만 여전히 붓에서 손을 놓지 않은 모습이다.
작품마다 작품에 맞는 스타일로 배경을 그려왔기에 참여한 작품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배경 미술이 보인다. 배경이 비슷하면 작품들이 전부 비슷비슷해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으로 각각 작품마다 캐릭터만큼 배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그려왔던 그의 신념이 멋지다.
책을 받아 보기 전에는 몰랐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애니 중에 하나인 노다메 칸타빌레, 그 애니메이션의 배경을 담당했던, 코바야시 시치로 작가의 책이었다. 어쩐지 그림체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노다메에서 많이 봤었던 거였구나..!
이 분이 유명한 이유가 있었는데, 배경에도 전체 줄거리에 맞는 디테일함을 숨겨두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일부러 숨겨두었다기 보다는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보지 않으면 못 찾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다메 애니메이션 배경에서도 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노다메를 모르는 분들을 위한 간략한 설명을 하자면, 노다메 여주인공 캐릭터는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에는 엄청난 집중력과 열정을 보이지만, 평소 일상생활에서는 정반대로 청소도 잘 안 하고 귀찮아하고 먹을 것을 엄청 좋아하는 그런 캐릭터이다. 이런 여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의 방 안에서 보이는 작은 소품의 그림에서나 커튼에서 보이는 무신경함이 그녀의 성격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그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화실을 보는 걸 좋아한다.
작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화실을 보면 그의 성격을 알 수 있고,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 하면서 궁금증이 생겨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손길이 묻어있는 화실을 통해서 작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한편으로는 미술을 하는 화가, 작가들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싶다.